택시운전사 불편한 진실 용감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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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운전사 불편한 진실 용감한 사람들

by 두부기 2017.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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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기 전, 솔직히 고백하자면...
솔직하게 나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치는 것이 매우 달갑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비겁하지만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다룬 영화인 택시운전사를 볼 생각이 전혀 없었다.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그동안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들은 많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어서 그간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잊지말아야 할 참상을 망각하고 외면한 채 살아가고 있던 것이다. 그러니까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기 전까지는. 어쨌든 영화 택시운전사는 대중들의 지대한 관심 속에서 개봉을 했고 나는 순전히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닌 타인의 선택에 휩쓸려 제3자의 눈으로 영화에 탑승, 간접적으로나마 5.18 그 현장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후기를 남기는 것은 그 영화를 타인에 선택에 의해서 보게 되었지만 나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사실은 좋았다. 영화의 완성도를 차치하고 나같이 우둔하면서 알아야 할, 어쩌면 알고 있는 비극적인 진실을 외면한 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생각을 환기시켜주는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담백하고 송강호는 역시나 대단하다
영화를 보고 남들은 나와 같이 느꼈을까 타인과의 간접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후기를 찾아 보았는데 대부분이 영화가 담백하다는 평을 남겼다. 근데 정말로 그말이 딱이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강요하지도 몰아붙이지도 않고 담백하게 흘러갔던 것 같다. 아무래도 광주 시민의 입장에서가 아닌 제3인 서울 택시운전사의 눈으로 광주사태를 바라보며 극을 이끌어 갔기때문에 담백하고 가끔은 유쾌하다 싶을 정도의 분위기도 연출된 것 같다. 물론 다소 뜬금없기도 하고 억지스럽기도 한 그런 부분들이 없잖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리 없이 부드럽게 흘러가는 그런 영화가 바로 택시운전사였다. 더불어 괜히 믿고 보는 배우 송강호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했던 것은 영화의 내용도 내용지만 대사보다 디테일한 감정선까지 살린 송강호의 압도적인 연기력 때문이다. 배우들의 궁합도 좋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극을 유쾌하면서 담백하게 이어나가는 소시민으로서 송강호의 연기는 새삼스럽게도 정말이지 놀랍다. 물론 이번에 그가 맡은 역할 또한 그가 그동안 맡아왔던 역할들과 어느 측면에서는 유사한 캐릭터이기도 해서 캐릭터만 놓고 보자면 뻔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송강호식 감정연기와 압도적인 표현력. 영화가 예상하는대로 흘러가고 있었으나 송강호의 연기때문에 예상되는 장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부분에서는 눈물이 나오기도 했다. 송강호의 감정변화를 보면서 내가 만약 그와 같은 상황이라면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와 공감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더 몰입했고 더 눈물이 났다. 또 영화를 보는 내내 가해자를 향해 입으로 담지 못할 욕을 속으로 몇 번이고 했다. 분하고 억울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영화는 평이하게 끝났고, 영화가 끝나니 마음이 답답해졌다. 송강호는 정말 좋은 배우다.

​용감한 사람들 그리고...
영화의 중심을 이끌어 간 송강호 이외로 유해진을 비롯해 쟁쟁한 배우들의 연기도 좋아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그 시절 그 당시, 비겁하고 약한 나와는 달리 용감했던 광주시민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굉장히 미안했다. 비극적인 역사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망각하고 살았던 부끄로운 내 모습을 보면서. 그분들이 아니었다면 지금과 같은 현실을 마주할 수 있었을까. 여전히 그로 인해 피해자는 고통받고 있는데.... 그에 비해 가해자는...?

다시 한 번 느끼지만 영화의 힘은 실로 대단하다. 나같이 불편하다며 잊지말아야 할 역사를 망각한 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각성시키고 정서를 환기시킨다. 영화의 완성도는 높다고는 할 수 없지만 잊지말아야 할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전달해 주었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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