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재심을 봤다

제목 그대로 영화 재심을 봤다. 평소 영화 보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고 오히려 귀찮아 하는 스타일인데 오늘 하루 중 정말 따분하고 할 수 있는 일이 한정되어 있어 영화를 보게 되었다. 그것도 정말 어디서 들어는 본 것 같은데 딱히 의지를 가지고 보고자 했던 영화도 아닌 무료로 방영해 주길래 우연찮게 보게 된 영화 재심. 일단 재심에 대한 상세한 줄거리는 생략하겠다. 그냥 짧게 말하자면 영화 이름 그대로 이미 확정된 사건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재심하는 그런 내용의 영화인데,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라 더욱 몰입해서 봤던 것 같다. 영화가 결말 즉, 재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동안에만 해도 정말 그랬다. 물론 중간에 감동을 주기 위해 그리고 이것이 정의다 두둥! 하고 보여주기 위한 다소 뻔하고 오글거리는 대사들이 있었고 역시 한국영화다 싶은 클리쉐 범벅의 연출이라 던지 다소 이해하고 싶지 않은 뜬금없는 장면들도 있었으나 정우와 김하늘을 비롯해 배우들의 연기력이 상당해 그런 대사나 장면쯤은 무리 없이 넘길 수 있었다. 한 마디로 배우들의 열연이 영화에 깊이 빠져들게 만들었기 때문에 뻔하지만 재밌다고 느끼기도 했다. 정말이지 배우들의 열연을 잊을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다작 요정이라는 이경영을 이곳에서도 보다니..주로 악역을 맡아온 배우이기 때문에 영화 보는 내내 그가 영화에서 나쁜짓이나 배신을 하지는 않을까 주의 깊에 코난짓을 하기도 했지만 난 코난이 아닌 걸로... 그만큼 배우의 이미지도 참 중요한 것 같다는 쓸데없는 생각도 해봤다. 어쨌든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이 있었기에 영화를 집중해서 보고 있었으나 막판에 정말 이렇게 허무할 수 있다 싶을 정도로 급작스럽게 영화를 마무리해 황당했다. 정말 영화가 끝난 것이 맞는지 끝을 알리는 어둑한 화면이 올라올 때까지 멍하니 있었던 것 같다. 이런 황당스러운 마무리를 보자고 그 고구마 장면들을 목막혀가며 사이다 한 모금 마시지 않고 참아왔던 것이 아닌데 뭐 이렇게 끝을 내놓았는지 싶었다. 물론 영화 재심의 결말이 깔끔하고 마음에 든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아니 그래도 제대로 된 사이다 한 사발은 내놓고 끝나면 좋지 않았을까. 배아파서 화장실에 갔는데 방구만 끼고 나온 것 같은 허무한 결말이었다. 끝에 배우들의 명연기를 통한 뚜렷한 인과응보를 보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해서 아쉬웠다. 마무리만 좀 더 좋았다면 정말 나쁘지 않았을 영화라고 본다. 그치만 나에겐 급작스럽게 마무리한 듯해서 끝이 허무하기만 한 그런 영화로 남을 것 같다. 그리고 그것과 별개로연출이나 배우의 연기력 이외에 영화를 보면서 느끼는 점도 당연히 따라오기 마련인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도 있다. 헬조선 소리를 좋아하지는 않는다만정말 헬조선 소리가 절로 나오는 그런 현실을 다시 한 번 느꼈다. 개인적으론 마무리가 정말 아쉬운 영화이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때문에 그런 식으로 마무리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이러한 실화를 영화로 재구성 했다는 점은 높이 사고 싶다. 사회가 급변하고 있다지만 정의로운 쪽으로는 무디고 더딘 그런 쪽으로는 어쩌면 변화가 느린 우리사회에 조금이나마 자극이 될 만한 그런 영화라고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영화를 통해 다시 한 번 이러한 사건을 상기시키고 알릴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점이 있다. 그런 점에서 마무리는 별로 였지만 괜찮은 영화라는 생각은 든다. 결론은 재판과정이 없는 마무리를 제외하곤 보기 부담 없고 취지는 좋은 영화 재심